<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7년 5월>

코리올라누스 Coriolanus

BC 490년 경 Martius 본명을 가진 로마 군대 지휘관이 볼쇼이 족과의 싸움에서 적국의 수도 코리올라이를 함락하고 크게 이기고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온다. 로마 시민들은 그의 개선을 축하하고 영웅으로 대접한다. 그리고 의회에서는 그에게 Coriolanus 라는 명예 칭호를 내리고 집정관이 될 것을 제의한다. 그러나 집정관이 되기 위해서는 서민들의 찬성투표를 받아야 하는데 일생을 전장에서 싸우고 이기며 살아온 Coriolanus는 남과의 타협을 모르고 오직 애국심과 명예욕에 불타있다. 그뿐 아니라 시시때때로 환호성을 지르는 시민들을 애국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비겁하고 천한 속물로 단정한다. 아마도 귀족들이 요망하지 않았다면 그는 집정관 직책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서민들의 찬성투표를 받기 위해 겸허하게 누더기 옷을 입고 광장에 나와 선거 운동을 하거나 전장에서 부상당한 27개나 되는 상처를 보이며 동정표를 받을 위인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에게는 위선이 없다.

당시 로마거리는 식량배급문제를 놓고 배부른 귀족들을 탓하는 배고픈 폭도들의 무리가 길을 메운다. 이들은 로마의 위정자들을 적으로 삼고 저주를 퍼붓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장에서 돌아와 존경과 명예를 한 몸에 받으며 거만을 떠는 Coriolanus를 좋게 볼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귀족이자 그의 친구인 Menenius는 이들 앞에 나와 국민의 복지를 위한 후보자라며 서민 설득에 나선다

의사당 안에서 자리를 안내하는 선거 관리인들의 이야기도 각양각색이다.

“Coriolanus는 훌륭한 분이겠지만 저렇게 거만한 것을 보면 민중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애.”
“예로부터 민중에게 아부하면서 민중을 사랑하지 않는 위인들도 많았지.”
“좋다고 떠들면서도 왜 좋아하는지 조차 모르는 민중들도 많고.”
“민중이 좋아하는 데 별다른 이유가 없듯이 싫어하는데도 별 이유가 없어.”
“그래서 민중의 생리를 잘 아는 Coriolanus가 자기를 좋아하건 말건 초연한 거야.”
“그런 무관심한 태도가 민중들에게 불쾌감을 준다구.”

의원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Coriolanus는 집정관으로 추천을 받는다. 나머지 절차는 민중의 인준만 남았다. 그러나 그는 상처를 내보이며 이런 저런 공을 세웠다고 자랑하는 것은 마치 민중의 찬성표를 얻기 위해 전장에서 부상한 것 같으니 이 절차만은 생략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동안 Coriolanus를 시기하는 호민관 Brutus 와 Sicinius 는 광장에 나가 Coriolanus가 권력을 잡으면 민중을 당나귀처럼 혹사시키고 자유를 박탈할 것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알린다.

순서는 순서이니 만큼 Coriolanus는 겸손의 상징인 누더기 옷을 걸치고 시민들을 만나 찬성표를 부탁하고 그들의 동의를 얻는다. 이제 옷을 갈아 입기위해 안으로 들어간 Coriolanus는 멍청이 같은 서민들에게 호민관 선출 권을 주어서 쓸데없는 절차를 거치게 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리고 “지도자는 분별력과 지식보다는 용기가 필요하고, 국가의 변혁에 의구심을 품기보다는 국가 정신을 중히 여기며, 필요시 목숨을 버리기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 나라에 필요한 자”라고 호통을 친다. 이에 화가 난 Brutus 와 Sicinius 는 저런 반역성 을 가진 사람을 집정관을 시킨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경호원을 불러 민중이 모이도록 한다.

시민들이 제멋대로 떠들며 아우성을 칠 때 Sicinius가 나서서
“여러분이 조금 전에 집정관 후보로 동의한 Martius가 여러분의 자유를 빼앗으려고 그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어서
“Martius 는 민중의 이름으로 국법을 문란케 한 역적이요 공안을 해치는 민중의 적이니 즉시 체포하여 사형에 처하라.”라는 Brutus 의 외침에 시민들은
“Martius, 순순히 항복하라!”고 호응한다.

이에 화가 난 Coriolanus는 칼을 빼든다. 친구들이 극구 말리며 집으로 끌고 간다. 계속해서 Coriolanus는 로마 시민들을 야만인이라 부르며 그들과 싸울 태세를 한다. 그 자리에 있던 귀족들은 자기 앞에 떨어진 행운도 못 줍는 Coriolanus를 보면서 아쉬워하고 그의 친구 Menenius는 “저분은 속세에 살기에는 성품이 너무 고결해서 주피터 신이 천둥을 일으키는 힘을 준다 해도 아부하지 않고 진심을 말할 사람이요. 화가 나면 죽음까지 두려하지 않으니--” 혀를 차며 국가의 중요한 대표답게 과격한 행동을 하지 말고 온당한 조치를 취하라고 그를 달랜다. Menenius는 민중들을 몰고 와서 사형에 처하라고 소란을 떠는 Brutus 와 Sicinius에게 도대체 저 사람이 무슨 죄로 사형을 받아야 하는 거요? 나라를 위해 적을 죽이고 피를 흘린 사람에게 이 무슨 짓이냐며 그분을 아끼는 사람도 많으니 절차를 밟아 옳고 그름을 가리라고 호통을 친다. 

드디어 Menenius가 민중의 대표로 뽑혀 Coriolanus를 데리고 오기로 한다. 찾아온 Menenius에게 Coriolanus는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요?”
“호민관들을 만나는 거야.”
“그다음은 ?”“잘못 되었다고 사과 하는 거지.”
“신들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그자들에게?” 이때 어머니가 아들에게 타이른다.
" 민중에게 말할 의무가 너에게 있다. 전시에는 명예와 책략이 공존해야 한다고 네가 말한 적이 있지? 평화 시에도 마찬가지야. 그렇지 않으면 서로 손해를 톡톡히 본다. 네 진심이 아닌 것을 알지만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조아리며 그저 사과해라.“

Coriolanus는 어머니 말을 순종하고 집정관이 되어 돌아오겠다고 집을 나선다.

그러나 로마 광장은 시민들이 아우성을 치며 호민관들은 Coriolanus를 민중의 반역자로 고발한다고 떠든다. 이를 본 Coriolanus는 격분하여 어머니의 간절한 충고와 친구의 권고도 잊고 “나는 네놈들을 멸시한다. 너희들은 앞으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적국의 포로가 될 것이다.” 라고 소리치며 소중한 어머니와 고마운 부인과 늘 우정으로 지켜주던 친구들과 이별을 고하고 로마를 떠난다. 시민들은 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승리의 만세를 부른다.

로마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는 Coriolanus는 과거의 적장인 볼스키의 Aufidius장군을 찾아 간다. 마침 로마를 침략하려고 준비 중인 장군은 자신을 열 두 번이나 패배시킨 Martius장군을 대환영하며 그에게 군사력의 반을 주겠다고 약속한다.그러면서도 장군은 Coriolanus에 대한 생각이 많다. 우선 그의 거만한 태도가 눈에 거슬리고 로마의 충신이었던 사람이라 마음에 걸린다. 그리고 그가 로마에서 추방당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아마도 그의 자만심 때문에 사람들이 싫어해서 떠났다는 결론은 내린다.

한편 로마에서는 볼스키의 Aufidius장군과 Martius가 합세하여 로마를 쳐들어온다는 소문이 떠돈다. 로마의 호민관들과 의원들은 헛소문이라고 민중을 안심시키면서도 Coriolanus가 그럴 만한 위인이기 때문에 소문을 두려워한다. 듣던 대로 Aufidius 와 Coriolanus가 지휘하는 볼쇼이 군대가 로마 성문 앞에 진을 친다. 친아버지 이상으로 Coriolanus를 사랑하던 로마의 귀족 두 사람이 그에게 와서 제발 조국을 치지 말라는 당부를 하지만 그는 거부한다. 그러나 어머니 Volumnia와 아내,또 아들이 찾아와 무릎을 꿇고 세세 만대에 로마를 쳐부수고 조국을 멸망시킨 사람이라는 오명을 남기지 말고 두 나라를 화해시키라는 간절한 부탁에 그는 누그러진다. 그래서 Coriolanus는 볼쇼이 군대를 이끌고 안티움으로 돌아가고 로마에서는 Volumnia를 로마를 구한 여걸로 칭송을 받는다.

볼쇼이 Aufidius장군은 돌아온 Coriolanus를 배반자로 치부하고 그의 부하 몇 명이 그를 암살한다. 막상 Coriolanus가 죽자 Aufidius는 그에 대한 분노는 사라지고 엄습하는 슬픔을 억제 못한다. 그리고 “고결한 그의 생애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요.” 라는 말과 함께 운구자의 한 사람으로 시신을 들어 올린다. 애도의 북을 치며 운구자들은 퇴장한다.

주요인물:

Coriolanus/Caius Martius Caius Martius가 본래 이름이고 Coriolanus 는 그가 전장에서 승리 한 후 받은 직함이다. 이는 거만하고 완고하고 고집이 센 귀족주의자로
하층 사람들을 무시하고 모질게 대하다 고향에서 추방당해 적국에서 암살 당한다.

Volumnia Coriolanus의 어머니로 아들을 전쟁 영웅으로 키운다. 그러나 아들이 로마를 치려하자 아들의 마음을 움직여 막는다.
Virgilia Coriolanus의 충실한 부인.
Valeria 로마의 귀부인으로 Virgilia 와 Volumnia 와 가까운 친구이다.
Menenius 로마의 귀족으로 Coriolanus의 친구이다. 영리하고 재치가 있어 중재 역할을 잘 한다.
Cominius 로마의 전 집정관이자 Coriolanus의 친구이다. 볼스키 족을 대항한 로마의 장군이다.
Brutus 와 Sicinius 서민층을 대변하는 로마의 호민관으로 Coriolanus를 시기하여 그를 로마에서 추방하는데 힘을 쓴다.
Tullus Aufidius 장군 로마의 적인 볼스키 족의 장군이다. 전장에서는 Coriolanus와 상대 역이지만 실력 면에서는 비교가 안 되게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