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5년 12월>

법에는 법대로 Measure for Measure

14년간 비엔나를 통치해 온 Vincetio 공작은 그의 통치력이 해이해지고 사회가 문란해지는 것을 통감한다. 만연해가는 도덕적, 사회적 부패를 자기 힘으로는 통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그는 귀족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폴란드로 여행하는 동안 성심껏 주민들을 보살피도록 부탁한다. 특별히 부관 Angelo에게는 14년간이나 시행되지 않았던 법령을 되살리는데 주력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기회로 삼으라며 행정 대행 업무를 맡긴다. 그리고 공작은 여행을 떠나는 대신 수도원을 찾아가 수도사의 옷을 빌려 입고 타운의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 동네를 살핀다.

Angelo는 풍기 문란을 싫어하고 일단 결정 한 일은 흔들리지 않고 엄격히 다루는 깐깐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다. 일단 공작의 대행을 맡자 처음 그에게 떠오른 것은 비엔나가 너무 성적으로 자유스럽고 문란한 점이다. 그래서 공작이 없는 동안 사창가를 없애고 사생아 출생을 막으려는 결심으로 이에 대한 법들을 재 강화하고 더욱 엄하게 다스릴 계획을 한다.

여기에 결혼을 약속한 Juliet에게 임신시킨 Claudio가 걸려든다. Angelo는 비엔나 시민들에게 본을 보이기 위해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Claudio의 누이 Isabella 가 수녀원에 들어 갈 쯤에 오빠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유인즉 약혼녀 Juliet에게 임신 시켰다는 죄목이다. 정숙하고 덕망이 높고 신앙이 좋은 Isabella는 오빠의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사형을 받을 죄목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빠를 살리기 위해 Angelo를 찾아가 오빠를 용서해 달라며 그의 관대한 처사를 구한다.

Angelo는 오빠를 사형에 처하는 것은 법이지 자신이 아니니 내 친척, 내 형제, 내 자신이라도 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못을 박는다. 그러자 Isabella 는 그런 죄를 진 사람은 많을 텐데 그 중에 사형된 사람이 있는 가고 묻자 그것이 바로 자기의 요지라며 최초의 범법자를 엄하게 처벌했다면 이런 일이 다시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강경하게 말을 하면서도 Angelo는 당돌하고 아름다운 Isabella에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다음 날 다시 만나기로 하고 Isabella 는 떠나고 Angelo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면 할수록 그녀를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대체 유혹하는 자와 유혹 당하는 자중 누구 죄가 더 무거운가? 음탕한 여자보다 정숙한 여자에게 더 정욕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가? 그 여자가 순결하기 때문에 더럽히고 싶은 욕망인가?’라는 질문들이 마음속에서 끓다가 ‘아!! 다시 한 번 그녀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그녀의 눈이 보고 싶다!’ 는 욕망을 누를 수가 없다.

다음 날 찾아온 Isabella를 보자 Angelo는 더 이상 법이니 죄를 따질 겨를 없이 바로 자기와 잠자리를 같이 하면 오빠를 풀어주겠단다. Isabella 는 주저함 없이 거절 한다. 그리고 당장 오빠를 풀어주지 않으면 지금 당신이 한말을 온 세상에 알리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나 Angelo 는 이 세상에서 그녀의 말을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고 조금도 흔들리는 기색이 없다. Isabella는 속으로 오빠가 이 말을 들으면 자기가 차라리 죽음을 자처하고 나설 것이란 생각을 한다.

한편 공작은 사제의 한사람으로 감옥에 갇혀있는 Juliet을 찾아가 Claudio가 사형을 당할 것이라는 소식을 알려 주자 그녀는 거의 실신한다. 답답한 Isabella는 다시 사제를 찾아가 이제까지의 일을 털어놓는다. 사제는 Isabella에게 Angelo가 전 애인 Mariana에게 결혼을 약속했지만 조난으로 그녀의 혼인 지참금을 잃게 되자 그녀와 파혼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좋은 안을 제시한다

그의 계획인즉 감옥에 있는 Claudio는 죽음이 너무 무서워 여동생의 순결문제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러니 Angelo와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약속은 하고 대신 Mariana를 침실에 보내자는 것이다. 다음 날 Angelo가 Claudio를 석방시키면 사실을 밝히고 법에 의해 Angelo와 Mariana를 결혼시키겠다는 의견이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Angelo는 Isabella대신 Mariana 와 한밤을 즐겼지만 후환이 두려워 Claudio를 감옥에서 내보내지 못한다. 사형 집행 날 새벽에 Angelo는 사형 간수에게 사람을 보낸다. 매사를 관찰하던 공작은 그가 Claudio를 살리기 위해 Angelo가 보낸 특사로 생각한다.당시 법에는 공작이 죄수에게 특사를 베풀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작의 기대는 빗나간다. 그의 전갈은 Claudio의 목을 새벽5시까지 Angelo에게 보내라는 것이다. 공작은 급하게 사형 간수에게 자기 신분을 밝히고 Claudio 대신 살인자의 목을 잘라 Angelo에게 보내라고 명한다. 감옥간수는 아직도 살날이 창창한 젊은 살인자는 제쳐 놓고 Claudio와 얼굴이 비슷한 늙은 해적의 목을 잘라 Angelo 에게 보낸다.

이제 공작은 수도사의 옷을 벗고 비엔나, 자기 권좌로 돌아온다. 그동안에 있었던 Angelo의 업무 보고를 받고 공작은 그의 공적을 칭찬한다. 이때 Isabella가 찾아와 자신이 겪은 수모와 Angelo의 음란한 행실을 고발한다. 공작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을뿐더러 엄하게 그녀를 나무란다. 할 수 없이 Isabella 는 수도사를 증인으로 내세우며 Mariana와 Angelo와의 관계를 폭로한다. 이에 불려 나온 Mariana는 Angelo의 약혼녀이었던 사실과 최근 Isabella대신 그와 동침한 사실을 고하다.

이제 공작은 자기가 수도원 장이였던 것을 밝힌다. Angelo는 그의 잘못을 고백하며 자신은 마땅히 사형감이라고 회개한다. 그러자 공작은 Mariana와 결혼하는 조건으로 그를 용서한다. 그리고 간수장에게 Claudio를 데려오도록 하고 간수장은 베일을 씌운 Claudio를 데리고 나온다.공작은 Isabella에게 만일 그 사람이 오빠와 같은 사람이라면 오빠의 죄를 용서하겠다며 베일을 벗긴다.

모두의 기쁨 속에 Claudio와 Juliet 의 결혼은 인정되고 공작은 아름다운 Isabella에게 “내 모든 것이 당신 것이고, 당신의 것이 내 것이요.” 라는 말과 함께 손을 내밀어 그녀에게 청혼한다.

* 주인공 Angelo는 비엔나의 부패상을 증오하는 이상주의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욕심을 조절 못하여 자신이 주장한 법을 어기며 위선을 떤다.그러나 이런 성숙하지 못한 위인에게 당한 여인이 'bed-trick' 으로 그를 남편으로 삼고, 그가 언도한 사형수가 ‘head-trick'으로 바뀌는 뒷이야기와 함께 그가 만든 법에 걸려 죽을 뻔한 문제작이다. 

주요인물 

Isabella 수녀가 되는 수업을 받는 사형수의 동생이다. 오빠의 간통죄를 인정하면서도 오빠를 구하기 위해 헌신적이다.

The Duke 수도사의 옷을 즐겨 입는 신뢰와 덕망을 갖춘 공작이다.

Claudio Isabella의 오빠로 결혼 전에 약혼자에게 임신시킨 죄로 사형을 받게 된다.

Juliet 아기를 임신한 Claudio의 약혼자

Lord Angelo 자비심이 없고 무섭게 사람을 다루는 악한 성격의 소유자로 Isabella 에게 오빠를 살려준다는 조건을 걸고 어려운 제안을 하고는 또 그것을 무시한 이중인격자이다.

Mariana Angelo의 약혼자이었으나 조난으로 혼인 지참금을 잃게 되자 그로부터 파혼을 당했다가 후에 공작의 도움으로 그와 결혼하게 된다.

<김준자 지음:하룻밤에 읽는 셰익스피어 전집(평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