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한국의 설화들/2011년 5월>

용소(龍沼)와 며느리바위

이 설화는 못이 있는 한국 전역에서 그 못의 유래담으로 광범위하게 전승되는 장자못 유래 전설이면서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세계적으로 분포된 보편적 전설 유형이다. 고승을 박대한 한 인색한 부자가 그 인색함으로 인해 파멸을 당하고 , 그 고승에게 시주를 한 며느리는 난을 모면하나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금기를 어겨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수록된 것은 황해도 장연군 용연면 용정리의 용소라는 연못에 얽힌 전설이다.

용소는 장연읍에서 한 이십리 되는 거리에 있는데, 장연읍에서 그 서도 민요로 유명한 몽금포타령이 있는 데거든. 그 몽금포 가는 길 옆에그 바로 길 옆에 그 용소라는 것이 있는데 그 전설이 어떻게 됐냐 할것 같으면, 옛날에 그 지금 용소있는 자리가 장재 첨지네 집터 자리라. 장재 첨지네 집터자린데 거게서 그 영감이 수 천석 하는 부자루 아주 잘살구 거기다 좋은 집을 짓구서 있었는데, 그 영감이 아주 깍쟁이가 되서 뭐 다른사람 도무지 도와두 주지 않고 , 돈만 모으던 그런 유명한 영감이래서 거기 사람들이 말하자면 ‘돼지, 돼지’하는 그런 영감이라네.

그래서 구걸하는 사람이 구걸을 와두 당최 주질 앟구, 또 대개 중들이 시주를 하러 와두 도무지 주지를 앟구, 그런 아주 소문이 나쁘게 나있는 영감인데, 어느 여름철에 거기, 그 용소 있는데서 한 이십리 가면 불타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그 불타산은 절이 많기 때문에 불타산이라는 그런 절이 있는데, 거게서 그 도승이, 그 영감이 아주 나쁘다는 소리를 듣구서, 우정 그 집을 찾아가서 목탁을 치면서 시주를 해달라고. 그러니까 이 영감이 뛰어나가면서

“이놈, 너이 중놈들이란 것은 불농불사하구, 댕기면서 얻어만 먹구 그러는데 우리 집에서는 절대루 쌀 한 톨도 줄 수가 없으니까 가라구”

소리를 질러두 그대로 그 중이 가지를 않구설랑 독경을 하고 있으니까, 이 영감이 성이 나서 지금은 대개 삽이라는게 있지마는 옛날에는 저 그것을 뭐라고 하나, 부삽이라구 하난. 그거 있는데 그걸루 두엄더미에서 쇠똥을 퍼가주구서는

“우리집에 쌀은 줄 꺼 없으니까 이거나 가져가라.”

하구서는 바랑에다가 쇠똥을 넣단 말야. 그래두 그 중은 조금두 낮색두 변하지 않구서, 거저 ‘나미아미타불’만 부르다가 그 쇠똥을 걸머진채 바깥으로 나오는데, 그 마당 옆에 우물이 있었는데 우물가에서 그 장재 첨지의 며느리가 쌀을 씻구 있다가, 그 광경을 보구서, 그 중 보구서는 얘기하는 말이

“우리 아버지 천성이 고약해서 그런 일이 있으니까, 조금두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구”

그러면서 쌀, 씻든 쌀을 바가지에다가 한 바가지 퍼서낭, 그 바랑에다가 너줬단 말야. 그러니께 그 중이 며느리 보고 하는 말이

“당신 집에 인제 조금 있다가 큰 재앙이 내릴 테니까, 당신 빨리 집으로 들어가서, 평소에 제일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어 있는지, 두, 세 가지만 가지구서 빨리 나와서는, 저 불타산을 향해서 빨리 도망하라구.”

그랬단 말이야. 그러니가 그 며누리가 급히 자기집으로 들어가서, 방 안에 자기 아들을, 뉘어서 재우든 아이를 들쳐 없구, 또 그 여자가 명지를 짜던 그 명지 도토마리를 끊어서 이구 나오다가, 또 자기네 집에서 귀엽게 기르던 개를 불러가지구서 나와서는, 그 불터산을 향해 달음박질루 가는데 어린애를 업구 도토마리를 이구, 개를 불러 가지구 그 불타산을 향애서 얼마쯤 가는데, 그때까지 아주 명랑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리면서 뇌성벽력을 하더니 말야, 근데 그 중이 먼저 무슨 주의를 시켰나 하면 “당신, 가다가 뒤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두 절대로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거를 부탁했는데 이 여인이 가는데 갑자기 뇌성벽력을 하면서 그 벼락치는 소리가 나니까, 깜짝 놀래서 뒤를 돌아봤단 말야.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그만 화석이 됐어.

그 사람이 그만 화석이 되구 말았다는 게야. 개두 그렇게 화석이 되서 그 자리에 서 있다고 하는데, 지금두 그 불타산 아래서 얼마 내려오다가서 거기 사람들이 며누리가 화석된 게라고 하는 바위가 있는데, 역시 사람 모양하고, 뭐 머리에 뭐 인거 겉은거 하구, 그 아래 개 모양 겉은, 그런 화석이 아직도 있단 말야.

근데 그때 벼락을 치면서 그 장재 첨지네 그 집이 전부 없어지면서 그만 거기에 몇 백길이 되는지 모르는 큰 소(沼,늪)가 됐단 말야. 한데 그 소가 어느 만침 넓으가 하면, 여기 어린이 놀이터보담두 더 넓은데 그 송에서 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 물 나오는 소리가 쿵쿵쿵쿵 하면서 그 곁에 가면 지반이 울린단 말야. 이리 이리 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그 물을 가지구서 몇만 석되는, 이제 말로 하면 수 천정보 되는 그 평야에, 논에 물을 소에서 나오는 물가지구서 대는데 그 물은 아무리 비가 와두 느는 벱이 없구, 아무리 가물어두 주는 뱁이 없는데 사람들이 그게 얼마나 깊으나 볼라구 명지실을 갖다가, 돌을 넣어서는 재니까 명지실 몇 을 넣어도 도무지 끝을 모른다는 , 그만침 깊은 늪이 됐단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