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한국의 전설과 설화를 찾아/2011년 3월>

곰나루(熊津)

이 설화는 웅진(지금의 공주)의 지명, 유래 전설이다. 산에 나무하러 온 한 청년이 암곰에게 붙잡혀 부부로서의 생활을 강요당하다가 어느 날 인간 세상으로 탈출하자, 이를 뒤늦게 알고 쫓아온 암곰이 자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산에 나무하러 갔드래유. 나무를 하러 갔는디 곰이, 큰 암곰이 하나 나타나 가주고서 그 사람을 업고 굴 속으로 들어갔드래유. 굴 속으로 들어가 가주고는 아침저녁으로 나가서 먹을 것을 구해다 주드래유. 근디 나갈적에는 그 사람이 내뺄까 무서워서 큰 독을 갖다 문을 막아 놓고 다니거든. 그래서 몇 해를 지냈든지 거기서 같이 지내면서 그렇게 먹을 것도 풍부히 좋은 걸로 갖다 주고 허니께 잘 먹고 지내는 거시키로다가, 그 암곰이 사람같이 벌렁 자빠져서 자고 으짜고 하니께 거기서 아마 해서 새끼를 두 마리를 낫드래유. 처음에 한 마리를 또 한 마리를 놓고 그렇게 몇 해가 되었거든유.

근데 그 곰은 인젠 안심을 하고 그 사람 먹을 걸 구하러 나가는 판에 ‘인자 안심이지, 자식도 있고 그러니께 그저 워두루 가단 안 할 테지.” 하구서 독문을 그냥 옆으로 열으 놓구 갔드래유. 그래 독문을 열어 놓고 간 뒤에 가만히 그 사람이 생각하니께 암만해도 어떻게 내빼야겠거든. 그래 일변 독문을 옆으로 놓고 간 뒤에 사뭇 내빼서 고 아래, 그전에도 시방도 곰나루라고 하지만 나루가 있어서 거기를 불났게 쫓아와 가주고서 배를 타고 저짝으로 건너 갔거든유. 백사장께를 배를 내레 주고 가니께 곰이 그때 돌아왔단 말이유. 들어와서 보니께 아 그 사람이 볼쎄 강 건너서 가거든. 소리를 질러도 보지 않고 가니께 나중에는 자식 큰 놈을 집어내 가지구서는 들구서는 니 안노며는 이거 쥑인다고 해도 본체도 안코 그냥가니께 그놈 물에 집어넣고 또 들어가 가주고는 다른 놈 또 붙잡아 가주고서 또 물 에다 집어 넣고 그러니께 둘 죽인 뒤에 저도 거기서 빠져 죽었드래유.

죽은 뒤에 아 인제 거기 그전에는 그 무엇인가 싣고서 그리 댕기는디 그 뒤에 강에 배가 댕길라믄 거기서 복선(배가 뒤집히는 것)을 해유. 다른 배는 괜찮애도 시방으로 말하면 국곤(나라에서 세로 받은 곡물)을 싣고서 어데로 운반한다던가 서울로 가져갈라고 하는 배가 거기를 지낼 적은 그놈이 복선하고, 복선하고. 그래서루 그것도 한 해, 두 해가 아니구 자꼬 그렇게 되니께 곰이 그렇게 죽었다는 것을 안 그 뒤에부터 그러니께루 아마 거기다 사당을 지었든 모양이지. 그래 가쥬고 여그 관찰사 있을 적에 관찰사가 초하루, 보름으로 댕기구 인제 그걸 위하고 그란 뒤부텀은 복선이 안 되드래요. 그래 그 여그 관찰사 오는대로 다 초하루 보름으로 댕기구 부임하면 일변 거기 먼저 가고 그래서루는 거기다가 곰 사당집을 지시고 거기 사당지기도 두고 그리 가주고서는 외정(倭政)때 되니께 다 없어지고 그 집도 헐으삐리고 지금은 없어졌어유.

서대석 편 <한국문학 총서 3,구비문학> 해냄 간행